"오늘 점심 뭐 먹지?" 결정 못 하는 당신, '될 대로 되라지' 습관이 인생을 망치고 있다.
책과의 인연, 그리고 나의 질문
몇 주 전, 회사 탕비실에서였습니다. 싱크대에는 이미 컵들이 위태롭게 쌓여 있었고, "뒷정리는 스스로 합시다"라는 문구가 무색해 보였죠. 순간 '에이, 나 하나쯤이야. 될 대로 되라지'라는 생각이 스쳤고, 저도 모르게 그 컵 더미 위에 제 컵을 슬쩍 올려놓았습니다. 그날 오후, 이상하게도 그 작은 행동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 사소한 '될 대로 되라지'가 제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반복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섬뜩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질문: 왜 우리는 사소한 결정조차 미루고 회피할까? 그리고 그 작은 습관들이 모여 결국 우리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줄 요약: 리처드 모란의 『결정하는 습관』은 '될 대로 되라지'라는 안일한 태도가 개인의 가능성을 어떻게 갉아먹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의도적인 선택과 책임감 있는 행동만이 후회 없는 삶을 만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1. '될 대로 되라지'라는 위험한 전염병
우리는 '될 대로 되라지(Whatever)'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이 말은 단순한 무관심의 표현이 아닙니다. 책에 따르면 이는 책임 회피, 두려움, 체념, 수동-공격적 저항 등 복잡한 심리가 응축된 '결정 포기 선언'입니다. 이 마인드는 생각보다 훨씬 교묘하게 우리의 일상을 파고듭니다.
예를 들어, 2020년 팬데믹 초기,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며 혼란을 겪었습니다. 당시 제가 속했던 팀에서는 새로운 협업 툴 도입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죠. 논의가 길어지자 한 선배가 "에휴, 뭘 해도 비슷하겠지. 그냥 부장님이 정하는 걸로 하죠. 될 대로 되라지"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급하게 도입된 툴은 잦은 오류를 일으켰고, 몇 달간 팀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 '될 대로 되라지' 한마디가 수십 명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처럼 '될 대로 되라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조직 전체로 쉽게 전염되는 위험한 바이러스와 같습니다. 리더의 우유부단함은 팀 전체의 방향성을 잃게 만들고, 구성원의 안일함은 결국 조직의 경쟁력을 갉아먹게 됩니다.
2. 의도가 명확하면 선택은 쉬워진다: 만약/그러면 시나리오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결정 미루기 습관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의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의도(Intention)'는 단순히 '원한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고 말겠다'는 구체적인 행동 의지를 의미합니다.
이 의지를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바로 '만약/그러면(If/Then)' 시나리오입니다. 이는 추상적인 목표를 구체적인 행동 계획으로 바꿔주는 마법 같은 공식입니다.
'만약/그러면' 시나리오 활용법
- 만약 (의도): 내가 바라는 것, 하고자 하는 것
- 그러면 (결과): 그 의도를 따랐을 때 예상되는 결과
예를 들어, 커리어에 적용해볼까요? 막연히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대신, '만약/그러면'으로 구체화하는 겁니다.
| 만약 (If) - 나의 의도 | 그러면 (Then) - 예상 결과 |
|---|---|
| 만약 내가 데이터 분석 스킬을 배우면, | 그러면 다음 분기 성과 보고서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거야. |
| 만약 내가 연봉 인상을 받고 싶으면, | 그러면 나의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정리해서 먼저 제안해야 해. |
| 만약 내가 회의에서 좋은 인상을 주고 싶으면, | 그러면 최소한 회의 자료를 미리 읽고 질문 하나를 준비해야 해. |
저 역시 이 방법을 적용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한동안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만 막연히 하고 있었죠. 그러다 '만약 내가 3개월 안에 구독자 100명을 만들고 싶다면, 그러면 이번 주 안에 첫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세웠습니다. 그러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사라지고, 당장 카메라를 켜야겠다는 행동 의지가 생겼습니다. 의도가 행동을 낳고, 그 행동이 결과를 만드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입니다.
3. 결정의 고수들은 어떻게 직감을 사용하는가?
데이터와 분석이 중요해진 시대지만, 최고의 리더들은 여전히 '직감'을 중요한 결정 도구로 사용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만들 때 방대한 시장 조사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유명하죠. 그렇다면 직감은 타고나는 재능일까요?
저자는 직감의 본질은 신비한 예지력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과 학습이 축적되어 패턴을 인지하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즉, 직감은 '자기인식'이라는 탄탄한 토대 위에서만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강력한 직감을 위한 자기인식 훈련법
- 관점 파악하기: "지금 내가 내리는 이 결정이 1년 뒤 내 삶에 얼마나 중요할까?" 큰 그림 안에서 문제의 경중을 파악하는 연습입니다.
- 정직하게 마주하기: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숫자에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부터, 재무 관련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합니다. 이는 약점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을 인지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방법입니다.
- 인식의 범위 넓히기: 내 주변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듣는 것이 직관의 데이터베이스를 풍부하게 만듭니다.
결국 자기인식이 강해질수록 자신의 직감을 언제 믿어야 하고, 언제 경계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이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더 빠르고 자신감 있는 결정을 내리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4. 당신의 연봉을 결정하는 '하지 않은 일'들
우리는 종종 결정하는 것이 리더나 관리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결정하는 게 당신의 일이다." 우리는 모두 자기 커리어의 CEO이며, 우리가 받는 보수는 결국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대가라는 것입니다.
혹시 업무 평가 시즌만 되면 "나는 열심히 일했는데 왜 인정받지 못할까?"라고 생각해본 적 없으신가요? 문제는 '열심히' 일한 것이 아니라, '어떤 결정'을 했고 그 결과 '어떤 기여'를 했는지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다니엘 핑크는 『후회의 재발견』에서 우리가 행동한 것보다 '행동하지 않은 것'을 더 크게 후회한다고 했습니다. 커리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봉 인상을 요청하지 않은 것, 더 나은 기회에 도전하지 않은 것,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될 대로 되라지"라며 외면한 것들이 결국 당신의 성장을 가로막습니다.
제가 신입사원 시절, 팀의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괜히 나섰다가 욕만 먹겠지"라는 생각에 입을 닫았습니다. 1년 뒤, 다른 팀의 동기가 비슷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큰 인정을 받는 것을 보며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작은 것이라도 제 기여를 기록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매주 금요일, 5분만 투자해 '이번 주 내가 해결한 문제', '내가 기여한 부분'을 간단히 메모하는 것입니다. 이 기록은 1년 뒤,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저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핵심 요약: '결정하는 습관' 한눈에 보기
1. '될 대로 되라지'의 정체
단순한 말버릇이 아닌, 책임 회피와 현실 안주를 위한 자기방어기제. 개인과 조직을 병들게 하는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2. 의도적 삶
'원하는 것'을 넘어 '그렇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모든 선택을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으로 만들어라.
3. 자기인식의 힘
자신의 가치, 장단점을 명확히 알 때, 흔들림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직관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이다.
4. 모든 결정이 중요하다
사소한 결정이 모여 인생의 경로를 만든다(경로의존성). 작은 선택이라도 의식적으로, 신속하게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5. 책임지는 태도
당신은 당신 커리어의 리더다. 결정의 결과를 책임지고, 행동하지 않은 후회를 남기지 마라. 기회는 기다리는 자가 아닌 결정하는 자에게 온다.
'될 대로 되라지' 탈출을 위한 즉각 실행 가이드
현상 진단
일상의 사소한 결정(식사 메뉴, 업무 우선순위 등)을 미루거나 타인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분석 마비'에 빠져 행동하지 못하고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다.
근본 원인
결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책임 회피 심리. '완벽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어떠한 선택도 하지 않는 '될 대로 되라지' 습관이 형성되었다.
해결 방향
거창한 변화 대신, 일상의 작은 성공 경험을 축적하여 '결정 근육'을 강화한다. 선택의 결과를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신속한 결정과 빠른 수정에 집중한다.
구체적 실행 방안
1. '2분 규칙' 도입: 2분 안에 결정할 수 있는 모든 일(예: 이메일 답장, 간단한 요청 수락/거절)은 즉시 결정하고 실행한다.
2. '만약/그러면' 일기 작성: 매일 밤, 내일의 목표 1개를 '만약 내가 OOO을 한다면, 그러면 OOO 결과가 나올 것이다' 형식으로 구체화한다.
3. 나만의 자문단 구성: 어려운 결정이 있을 때, 내가 존경하는 인물(실존/가상)이라면 어떻게 할지 상상해본다. (예: "스티브 잡스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했을까?")
나는 '결정 미루기' 중독일까? 자가 진단 퀴즈
- 다른 사람에게 "아무거나 괜찮아" 혹은 "네가 정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새로운 식당에 가면 메뉴를 고르는 데 5분 이상 걸린다.
-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관련 정보를 검색만 하다가 시간을 보낸다.
- 결정을 내린 후에도 '다른 선택이 더 좋지 않았을까?'라며 계속 곱씹는다.
- 곤란한 문제에 대한 이메일이나 메시지 답장을 일부러 미룬 적이 있다.
결과: 위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 '될 대로 되라지' 마인드에 잠식당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오늘부터 작은 결정 하나라도 스스로, 그리고 신속하게 내리는 연습을 시작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FAQ)
- Q: 책에서 말하는 '될 대로 되라지(Whatever)' 마인드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 A: '될 대로 되라지' 마인드는 단순히 '아무거나'라고 말하는 것을 넘어, 책임을 회피하고, 결정을 미루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내 알 바 아니야', '이 정도면 충분해', '난 두려워' 등 다양한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위험한 태도 중 하나입니다.
- Q: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도 '결정 근육'을 키울 수 있나요?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합니다.
- A: 네, 물론입니다. 저자는 결정 능력도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거창한 선택이 아닌, 일상의 작은 결정부터 의도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내리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분 규칙'을 적용해 2분 안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미루지 않고 바로 선택하는 훈련을 반복하면, 점차 큰 결정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 Q: 책에서 강조하는 '자기인식'이 의사결정에 왜 중요한가요?
- A: 자기인식은 자신의 장단점, 가치, 감정을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자기인식이 높은 사람은 무엇이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외부의 기대나 불필요한 정보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일관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는 결정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책임지고 후회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 Q: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핵심적인 결정 습관은 무엇인가요?
- A: 책임지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는 온전히 자신의 결정에 달려있음을 인지하고,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대신 '나는 얼마나 성장하고 싶은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가?' 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성과를 꾸준히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봉 협상이나 승진 기회 앞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의도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결론: 모든 결정이 당신의 우주를 만든다
스티브 잡스는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매일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합니다. 이 질문의 핵심은 '죽음'이 아니라 '선택'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고, 그 시간을 채우는 것은 결국 매 순간의 결정들입니다.
오늘 점심 메뉴를 고르는 작은 선택부터, 커리어의 방향을 정하는 큰 선택까지. 그 하나하나의 결정이 점이 되어 당신 인생의 경로를 그립니다. '될 대로 되라지'라며 선택을 포기하는 순간, 당신은 인생의 운전대를 놓아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완벽한 결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결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의도를 갖고, 자신을 믿고, 책임을 감수하며 내딛는 모든 선택이 당신을 어제보다 나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결정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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